명절이 다가오면 정부가 뭘 깎아준다더라 하는 말이 한꺼번에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그중 어떤 건 법전에 조문으로 박혀 있어 몇 년째 그대로고, 어떤 건 해마다 숫자가 바뀝니다. 이 둘을 섞어서 기억하면 매년 헛다리를 짚습니다.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매년 확정된 게 아닙니다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관행처럼 굳어 있지만, 근거 조문의 표현은 확정형이 아닙니다.
유료도로관리청 또는 유료도로관리권자는 설날ㆍ추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속국도를 이용하는 차량의 통행료를 감면할 수 있다. — 유료도로법 제15조 제3항 (신설 2018.1.16)
“감면한다”가 아니라 “감면할 수 있다”이므로, 매년 자동으로 확정되는 권리가 아니라 그해에 시행 여부가 결정되는 재량 사항입니다. 같은 조 제4항도 국가가 그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로 되어 있어, 재원 보전 역시 재량 구조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가 더 걸립니다.
- 대상은 고속국도입니다. 조문이 지정한 것은 고속국도라, 고속국도가 아닌 유료도로는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민자로 건설·운영되는 고속국도까지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 시행령 제8조 제9항은 민자도로의 감면 비용 지원을 실시협약에 따르도록 따로 정해, 민자도로도 감면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 기간은 사흘이 기본입니다. 추석 당일 하루가 아니고, 사흘로 닫혀 있지도 않습니다.
법 제15조제3항에서 “설날ㆍ추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이란 다음 각 호의 날을 말한다. 2.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음력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3. 그 밖에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된 날 — 유료도로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신설 2019.1.15)
시행령이 음력 기준으로 못박아 두었기 때문에, 양력 날짜는 해마다 달라져도 전날·당일·다음날이라는 뼈대는 그대로입니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금)이므로, 시행령이 정한 대상일은 9월 24일(목)부터 26일(토)까지 사흘입니다. 다만 제3호가 국무회의 심의로 지정된 날을 함께 두고 있어, 사흘은 바닥이지 천장이 아닙니다. 임시공휴일이 지정될 때 이 3호를 근거로 대상일이 늘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3호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따로 지정되는 날이라, 임시공휴일 지정만으로 자동으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감면율을 정하는 대목에서 위임이 다시 아래로 내려갑니다.
- 통행료의 100분의 100 (…) 마. 제2항 각 호의 날에 국토교통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고속국도를 통행하는 차량 — 유료도로법 시행령 제8조 제3항
감면율 100퍼센트는 시행령에 적혀 있지만, 그 감면을 어느 고속국도에 적용할지는 국토교통부장관 고시로 정해집니다. 법에서 시행령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고시까지 내려가고, 그 위에 그해 시행 여부 결정이 얹힙니다. 조문만 읽고 올해도 당연히 전 노선이 무료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온누리상품권, 법이 정하는 건 유효기간·금지행위·가맹점 세 가지
온누리상품권은 이름이 하나라서 규칙도 하나처럼 느껴지지만, 그중 소비자가 실제로 부딪치는 조문은 셋입니다. 얼마나 오래 쓸 수 있는지, 하면 안 되는 행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느 점포에서 쓸 수 있는지입니다. (법은 이 밖에도 발행 주체·판매대행 협약·가맹점 준수사항 등을 함께 정합니다.)
② 온누리상품권의 유효기간은 발행일부터 5년으로 한다. ③ 그 밖에 온누리상품권의 종류, 권면금액, 기재사항 등 온누리상품권 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6조의2
유효기간 5년은 상품권 약관이 아니라 법에 적힌 사항입니다. 명절에 할인가로 산 상품권을 한동안 쓰지 않아도 되는 기한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는 하면 안 되는 행위입니다.
① 누구든지 온누리상품권을 재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누구든지 판매대행자 또는 가맹점에서 온누리상품권의 환전을 요청하거나 환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누구든지 개별가맹점 외의 상인에게 온누리상품권을 제시 또는 교부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사용함으로써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 — 같은 법 제26조의11
세 항이 각각 다른 상황을 막습니다. 할인가로 사서 되파는 것(①), 물건을 사지 않고 현금으로 바꾸는 것(②), 그리고 등록되지 않은 점포에서 쓰는 것(③)입니다. 마지막 항이 특히 오해가 많습니다 — 기준은 전통시장 안인지가 아니라 개별가맹점으로 등록되었는지입니다. 시장 안에 있어도 미등록 점포라면 대상이 아닙니다. 이 세 금지를 위반한 자는 같은 법 제70조의2 제1항 제4호에 따라 신고 포상금 대상이 되고, 신고는 제70조의3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두도록 한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신고센터가 접수합니다. 다만 이 세 항 자체에 벌칙이나 과태료가 걸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벌칙(제72조)은 미등록 유통(제26조의4)에, 과태료(제74조)는 가맹점 측 위반(제26조의5)에 따로 붙습니다.
온누리상품권 쓰던 가게가 올해는 안 될 수 있는 이유
온누리상품권은 등록된 개별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고, 그 가맹점이 누구인지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6조의4가 정합니다. 그리고 이 조문이 2026년에 바뀌었습니다.
③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제1항 또는 제10항에 따라 가맹점의 등록 또는 등록갱신을 신청한 상인 또는 상인조직의 매출액 또는 온누리상품권 환전금액(직전 사업연도 및 해당 사업연도를 포함한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등록 또는 등록갱신을 거부할 수 있다. ⑨ 제6항에 따른 가맹점 등록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한다. — 같은 법 제26조의4 (③ 신설 2025.12.16 · 시행 2026.6.17)
금액은 시행령이 채웁니다.
④ 법 제26조의4제3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30억원을 말한다. —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16 (신설 2026.6.16)
2026년 6월 17일부터, 매출액이나 온누리상품권 환전금액이 30억원을 넘는 점포는 가맹점 등록과 등록갱신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조문은 “거부할 수 있다”라는 재량 형식입니다. 매출액은 직전 사업연도 총매출을 기준으로 하되, 직전 사업연도 중에 개업했다면 그 기간 매출을 1년치로 환산하고, 산정일이 속한 사업연도에 개업한 경우에만 0원으로 봅니다. 환전금액은 직전 사업연도와 해당 사업연도 중 큰 쪽을 봅니다.
명절 지출과 연결되는 지점은 등록 유효기간입니다. 가맹점 등록은 3년마다 갱신해야 하므로, 작년 추석에 상품권을 쓰던 그 점포가 올해는 가맹점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11항은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가맹점 등록 현황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개 의무가 있다는 것과 소비자용 통합 조회 창구가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 실제 조회 경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안내나 디지털온누리 앱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온누리상품권 할인율·구매한도는 법이 아니라 정책입니다
정작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숫자는 법전에 없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안내하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지류 | 디지털 |
|---|---|---|
| 종류 | 5천원권, 1만원권 | 구분 없음 |
| 구매처 | 16개 금융기관 (전국 지점) | 전용 앱 (디지털온누리) |
| 할인율 | 5% | 7~10% (법인구매 할인 없음) |
| 월 구매한도 | 50만원 | 100만원 |
같은 온누리상품권인데 월 구매한도는 두 배, 할인율도 최대 두 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어디서 사느냐가 조건을 가르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표의 숫자들은 앞 절의 조문과 성격이 다릅니다. 조문은 개정 전까지 그대로지만, 이 값들은 정책으로 정해져 명절 대책이 나올 때 상향되기도 합니다. 작년에 본 숫자를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가 틀리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위 표는 2026년 8월 1일 확인 기준입니다.)
정책값이 예고 없이 움직이는 건 이 제도만의 일이 아닙니다. 에너지 캐시백도 기간에 따라 지급 기준이 달라져, 예전 기준을 그대로 알고 있으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에너지바우처처럼 근거가 예산에 있는 제도는 신청 창과 지원 단가가 해마다 다시 정해집니다. 근거가 법인지 정책인지에 따라 값이 유지되는 기간이 다릅니다.
올해 바뀐 것 — 명절에만 되던 게 매월로 넓어졌습니다
2026년 7월, 명절 지출을 계획하는 방식 자체에 영향을 주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7월부터 8월까지 농축산물 전품목에 대해 대대적인 할인지원을 추진하고, 쌀·계란은 할인 폭을 넓힌다. 또한, 그간 명절기간에 한정하여 발행하던 전통시장 농할 상품권을 7월부터는 매월 2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 2026년 7월 1일
명절기간에만 발행하던 전통시장 농할상품권이 7월부터 매월 200억 원 규모로 발행됩니다. 명절까지 기다렸다가 사야 한다는 전제가 올해 달라진 것입니다. 같은 보도자료는 7~8월 두 달에 총 3천억 원을 투입하는 역대 최대규모 할인행사라고 밝히고 있어, 할인지원의 무게추가 명절 이벤트에서 상시 대책 쪽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읽힙니다. 다만 이 할인지원은 온누리상품권처럼 조건이 조문에 적힌 제도가 아니라, 그해 예산으로 규모와 기간이 정해지는 사업입니다. 발행 규모와 지속 여부가 매년 예산에 달려 있는 이유입니다.
품목별로 할인 설계가 다른 점도 눈에 띕니다. 같은 자료의 각주에 따르면 7~8월 할인지원 기간에 쌀은 20kg당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정액 할인 폭을 넓혔고, 계란은 30구 특란 대상 1,500원 할인에서 전품목 대상 20% 정률 할인으로 방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이 두 값은 7~8월 기준이며, 추석이 있는 9월 적용분은 명절 대책에서 다시 정해집니다.
여기서 이름이 비슷한 둘을 구분해야 합니다. 농할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은 다릅니다. 농할상품권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예산사업이고, 온누리상품권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으로 앞서 본 전통시장법에 근거를 둡니다. 근거도 발행 주체도 다르므로, 조건을 서로 옮겨 적용하면 어긋납니다.
명절 할인, 법에 박힌 것과 해마다 바뀌는 것 한 표로
| 제도 | 법에 박힌 것 (잘 안 바뀜) | 정책·고시로 정하는 것 (해마다 바뀜) |
|---|---|---|
| 고속도로 통행료 | 감면 근거(유료도로법 §15③, 재량) · 대상일 음력 8/14~16 + 국무회의 지정일 · 대상은 고속국도 | 그해 시행 여부 · 감면 대상 노선(국토부 고시) · 비용 보전 규모 |
| 온누리상품권 | 유효기간 5년 · 재판매/환전/가맹점 외 사용 금지 · 가맹점 등록 요건(30억원 초과 시 거부 가능)과 등록 유효기간 3년 | 할인율 · 월 구매한도 · 명절 특별 상향 |
| 농축산물 할인지원 | (상품권 조건을 정하는 조문 없음 — 예산으로 정하는 사업) | 예산 규모 · 적용 기간 · 품목별 할인 방식 |
왼쪽 열은 한 번 익혀두면 몇 년을 쓰고, 오른쪽 열은 명절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새로 확인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2026년 추석 대책은 이 글을 쓰는 시점(2026년 8월 5일)까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오른쪽 열의 값은 발표 후 갱신 대상입니다.
출처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유료도로법」 제15조, 「유료도로법 시행령」 제8조 제2항·제3항·제9항 — https://www.law.go.kr/법령/유료도로법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6조의2, 제26조의4, 제26조의11 — https://www.law.go.kr/법령/전통시장및상점가육성을위한특별법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제9조의16 — https://www.law.go.kr/법령/전통시장및상점가육성을위한특별법시행령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온누리상품권 안내」 — https://www.semas.or.kr/web/SUP01/SUP0112/SUP011203.kmdc
-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2026.7.1.) 「계란 공급 확대, 할인지원 대폭 강화 등 먹거리 물가 및 농가 경영 안정 대책 본격 추진」 —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69161
이 글은 제도의 구조를 정리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상품의 구매를 권유하는 자문이 아닙니다. 할인율·구매한도·시행 여부는 발표 시점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제 이용 전 각 기관의 최신 공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자동은 아닙니다. 유료도로법 제15조 제3항은 설날·추석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에 고속국도 통행료를 감면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한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로 되어 있어, 해마다 시행 여부가 결정되는 재량 사항입니다.
아닙니다. 유료도로법 시행령 제8조 제2항 제2호는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 즉 음력 8월 14일부터 16일까지를 대상일로 정합니다. 2026년 추석은 9월 25일 금요일이므로 대상일은 9월 24일 목요일부터 26일 토요일까지입니다. 다만 같은 항 제3호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된 날을 함께 두고 있어, 사흘은 최소치이지 상한이 아닙니다. 임시공휴일이 지정될 때 이 제3호를 근거로 대상일이 늘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아닙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이 정하는 것은 유효기간 5년(제26조의2 제2항), 재판매·환전 등 금지행위(제26조의11), 가맹점 등록 요건(제26조의4)입니다. 할인율과 월 구매한도는 법이 아니라 정책으로 정해져 해마다, 명절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건 자체가 다릅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안내 기준(2026년 8월 1일 확인) 지류는 할인율 5퍼센트에 월 구매한도 50만원, 디지털은 할인율 7~10퍼센트에 월 구매한도 100만원입니다. 다만 디지털은 법인 구매 할인이 없습니다. 이 값은 정책값이라 명절 대책 발표 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확인이 필요합니다. 2026년 6월 17일부터 시행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6조의4 제3항은 매출액이나 온누리상품권 환전금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상인의 가맹점 등록·등록갱신을 거부할 수 있도록 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16 제4항이 그 금액을 30억원으로 정합니다. 가맹점 등록의 유효기간은 3년이어서 갱신 시점에 이 기준이 적용됩니다. 가맹점 등록 현황은 같은 조 제11항에 따라 공개 대상입니다.
법 위반입니다. 같은 법 제26조의11 제1항은 누구든지 온누리상품권을 재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제2항은 판매대행자나 가맹점에서 환전을 요청하거나 환전하는 것도 금지합니다. 같은 법 제70조의2 제1항 제4호는 제26조의11 준수사항을 위반한 자를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제70조의3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신고센터를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